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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 전자책

내 뇌가 나를 속인다고?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는 '뇌과학'을 기준으로 한 마케팅 책입니다. 뇌 과학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욕구를 뜯어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의식적으로 살아가고 있고 의식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 내가 소비하는 것들이 내 의식의 합리적 선택이 아니라면? 무의식이 자동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이라면 어떤가요?

과연 여러분의 선택이 의식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확신할 수 있으신가요? 아래에서 확인해보시죠.


뇌의 욕망

이 책을 읽으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자아와 자유의지의 개념을 바뀌게 됩니다. 책에서는 자청이 말한 것처럼 크게 3가지의 뇌 욕망을 말합니다.

1. 균형
2. 자극
3. 지배

이렇게 나눠지는데 그 외에도 부수적인 몇가지가 있습니다. 성욕, 사냥, 놀이, 결합, 돌봄, 식욕-구토, 싸움까지 총 10가지의 형태로 나눠집니다.

성욕과 식욕-구토는 크게 나눠지는 '균형, 자극, 지배'와는 다른 독립적이면서 3가지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겁니다. 성욕과 식욕은 세가지 전부 어느정도 지분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여기서의 [식욕]은 '특정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이지 [배고픔]을 느껴서 '아무거나 입에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는 아닙니다. 이 책에서는 [생존] 자체는 제외하고 욕망만을 말합니다.


균형

3가지 큰 유형 중에서 가장 강력한 명령을 내리고 인간의 삶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뇌의 욕망입니다. 균형 시스템은 이런 명령을 내리는 시스템입니다.

모든 위험을 피하라!

모든 변화를 피하라!

습관을 만들어 가급적 오래 유지해라!

모든 방해물과 불확실성을 피하라!

내외적 안정을 추구하라!

에너지 균형을 최적화하고 쓸모없이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라!

이러한 명령을 내리는 것은 과거에 매우 중요했습니다. 위험을 피해야만 생존할 수 있었고 변화를 피해 익숙한 것만 해야 생존의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생존한 사람들의 유전자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거의 생존에 위협이 되서 죽을 일은 없습니다. 현재는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생존의 위협이 되는 상황이 터지긴 했지만, 보통 어떤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생존에 위협을 주는 행동이 되지는 않습니다.

바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들 말입니다.

하고 싶었던 스카이 다이빙이나 스쿠버 다이빙을 해보는 것, 운동이나 악기를 배우는 것, 작게라도 사업을 시작하는 것 같은 여러가지 도전들을 막는 뇌의 욕망이 바로 '균형' 욕망 시스템입니다.

균형 시스템은 인간이 최대한 안전하게 현실에 안주하도록 만들고 그 현실에 점점 적응해 만족하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힘든 일이 있으면 사람은 적응하면서 괜찮아지기도 하니 분명히 필요한 시스템입니다.


자극

저는 자극과 균형시스템을 보면서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직전에 읽은 책인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의 친숙함과 새로움이라고 파악했습니다.

자극 욕망은 말 그대로 새로운 자극을 받길 원하는 욕망이다. 새로운 것과 예상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욕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극 시스템은 이런 명령을 내립니다.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나서라!

벗어나라!

주변 환경을 발견하고 탐험하라!

보상을 찾아라!

지루함을 피하라!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된 존재가 되라!

이러한 명령을 내리는데, 마치 학생들이 '빨리 성인이 되어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욕망을 풀어쓴 것만 같습니다.

이 자극은 바로 도전의식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줍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극 시스템이 굉장히 활발한 사람일지라도 절대값은 변하지 않는 10%의 새로움을 추구할 겁니다.

노래를 들으면 장르를 바꾼다거나(힙합 -> 발라드) 다른 가수의 노래를 듣는다거나(포스트말론 -> 키드밀리) 다른 곡을 들을 것이다.(아이유의 삐삐 -> 아이유의 Love Poem) 결국 우리의 새로움은 이미 있는 것의 변형과 재조합일 뿐입니다.

균형 시스템이 90%를 지배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지배

지배는 약간 별개입니다. 큰 3가지 안에 들어가지만 균형이 안정적으로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자극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면 지배는 로우 리턴이든 하이 리턴이든 그걸 이루도록 목표를 이루게하는 욕망입니다.

지배 시스템은 이런 명령을 내립니다.

끝까지 관철시켜라!

지위를 얻고자 노력하라!

권력을 키워라!

경쟁자를 물리쳐라!

영역을 확장하라!

자율성을 보장하라!

적극적으로 행동해라!

이것처럼 뭔가를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은 나의 목표의식이 됩니다.

어찌되었든 경제적, 시간적 자유를 얻고자 하는 것은 내 돈과 시간을 자유롭게 만들어서 더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쓰고 싶다는 욕망일 겁니다.

지배 시스템은 작은 목표든 큰 목표든 목표를 이루게끔 만드는 명령을 내립니다.


이상한 점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다면 매우 관찰력이 뛰어난 겁니다.

바로 책의 표현입니다. 내 뇌인데, 내 뇌가 내게 '명령'한다고 말합니다. 내 뇌가 의식을 거치지 않고 무의식에 있는 걸로 내게 선택하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보통은 나의 의식으로 소비활동을 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하고 싶은 것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뇌가 즉각적으로(무의식적으로) 반응해서 행동하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게 바로 우리가 과제나 일을 하다가 정보를 찾으러 인터넷을 들어가면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일을 하다가 뭔가가 눈에 띄면 뇌는 즉각적으로 명령합니다. "저걸 봐!" 라고 말입니다. 그럼 우리는 또 순순히 봅니다.

침대에 누우면 핸드폰이 보이니 핸드폰을 들고 핸드폰을 보니 유튜브에 들어갔다가 영상 몇개 보고 나와서 페이스북도 봅니다. 페이스북도 봤으니 인스타 들어갔다가 블로그에 자청이 글 올린 게 있나 하고 네이버 블로그도 들어가봅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날립니다.

바로 뇌에게 하기싫은 것이라고 균형당하고, 하고 싶은 것이라고 자극당하고, 가져야 하는 것이라고 지배당합니다. 그게 바로 인간의 실제입니다.

우리는 내가 보고 싶어서 본 것이라고 하고 싶어서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뇌에서 내린 명령을 수행한 겁니다.

뇌과학자들은 이를 알고난 뒤 '자아'라는 것에 매우 큰 의구심을 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자아'가 없다는 쪽으로 뇌과학자들의 생각이 굳었습니다.

그에 따라 '자유의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었으나 '자아'와 '자유의지'의 구분이 있고 확실히 '자아'는 실제하지 않는다는 실험적이고 과학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찌보면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현재 의식적으로 살아가고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이긴 합니다. 아무리 뇌과학자들이 연구해낸 결과물이라고 해도 믿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믿든지 말든지 상관은 하지 않지만 우리는 뇌에 즉각적인 명령에 의해 살아가고 있음을 인지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뇌에게 평생을 끌려다니며 [클루지]에게 당하는 삶을 살게 될 겁니다.


무의식의 영향

책의 147 P 아래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이 이야기는 정신과에 입원한 기억상실증 환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떤 의사가 한 환자를 만날 때마다 손을 바늘로 살짝 찌르며 인사했다. 가끔 그 환자에게 그 의사가 누군지 아느냐고 물어보면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그 환자는 복도에서 그 의사를 볼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피해갔다.

이 실험은 감정적 경험을 저장하는 데 의식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경우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거부반응을 불러일으킬 때도 의식은 필요하지 않다.

어떤가요? 저는 이 글을 처음 볼 때 매우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실험을 보면 무의식이 의식을 지배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억 상실증 때문에 정신과에 입원한 환자조차' 뇌가 특정 인물을 피하게끔 한다는 사실까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것은 마케팅과 광고에서도 활용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각각의 사람은 균형과 지배, 자극 유형으로 나눠집니다. 그렇다고해서 '나는 균형에 가까우니 무조건 균형 유형의 특징만을 가지고 있다'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욕망의 중간 지점(자극과 지배 사이)이나 아무런 특징이 없는 듯한 중간 지점(균형, 자극, 지배 중 아무것도 가깝지 않은 중간)인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어떤 것도 가깝지 않은 사람보다 유형별로 나눠지는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유형에 맞는 광고 카피나 마케팅 전략에 쉽게 지갑을 열게 됩니다.

하지만 이 유형이 태어난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유지되지는 않습니다.

사람의 사회성과 호르몬 분비, 노화, 환경 변화는 사람들의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주 진취적이고 지배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지배 성향의 남자도 자녀를 낳으면 그 성향이 매우 크게 줄어듭니다.

남성 호르몬의 지배에서 보호, 균형, 돌봄을 일으키는 호르몬(옥시토신, 세로토닌 등)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호르몬은 자신의 직계나 사촌의 아이가 아니라도 나타납니다.

즉, 친자나 가족력이 없는 아이라도 이런 호르몬이 분비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친구의 아이나 모르는 사람의 아이에게도 보호, 균형 돌봄을 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식적으로 행동했다는 생각 속에 숨어있는 뇌의 속임수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합리적인 선택?

소비자들이 소비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갖는 것 중 하나는 바로 '가격'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싼 물건(이라고 생각되는)을 구매 했을 경우, 우리는 비교적 어떤 상점보다 싸게 샀다고 만족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더 싼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싸게 샀다고 만족하는 이유는 '실제로 돈을 아끼고 합리적인 소비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저 '싸게 샀다는 만족감' 때문입니다.

이는 실로 엄청난 차이를 가져옵니다. 합리적이고 의식적인 소비가 아닌 그저 마트에서 싸게 판다고 무의식적으로 판단한 뇌가 만족감을 느꼈을 뿐인겁니다.

우리는 모든 소비에서, 모든 선택에서 이런 속임수에 속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속임수가 우리의 인생을 편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니 뇌를 보고 너무 불편한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면 뇌의 입장에서 '의식적인 행동'은 마치 마세라티 스포츠카를 놔두고 승합차를 사용하는 것과 같고, 통화 한 번으로 찾을 수 있는 정보를 관련 업체에 가서 묻는 것과 같습니다.

바로 비효율적인 행동이라는 겁니다. 뇌는 무의식이 풀지 못하는 문제에서만 의식적으로 행동합니다. 그런 문제는 대부분 처음 겪어보는 문제들이거나 굉장히 복잡한 문제들입니다.


남녀의 차이

또한 우리는 '평균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분명히 '평균적으로' 다른 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그건 소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평균적으로 남자 아이는 자동차, 로봇, 공룡 같은 '힘의 상징'이자 '지배 상징'적인 것을 가지고 놉니다.

하지만 여자 아이는 인형, 공주 놀이 소품, 소꿉 놀이 같은 '조화 상징'이나 '환상 자극'적인 것을 가지고 놉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를 두고 교육의 차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책의 203~204 P 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어린 여자아이에게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대게 얼굴이나 인형을 그린다.

반면 남자아이는 대개 자동차를 그린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생물학적 '사전 조절'(교육)에 대한 증거라고 확정할 수 없다.

여자아이에게 나타나는 선천성 질환 가운데 부신피질 기능 항진증이라는 것이 있다.

이 질병에 걸리면 여성의 부신피질에서도 남성처럼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된다. 물론 남성의 고환에서 생성되는 것보다는 훨씬 적은 양이다. 이 질병에 걸린 여자아이는 다른 동성 아이들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훨씬 높다.

그 뿐 아니다. 실제로 남자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선호하며, 인형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리고 CAH 신드롬에 걸린 여자아이에게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것을 그리라고 하면 도표에 보이는 것 처럼 자동차를 그린다.

우리는 이런 실험에 따라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인간은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다'라고 말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꽤 많은 여자들이 겪고있는 '생리전 증후군'이 나타나지 않았을 겁니다.

제 지인중 한명은 여자친구가 생리전 증후군이 얼마나 행동과 생각에 영향을 끼치는지 알려주었습니다. 제 지인의 여자친구가 말했습니다.

"(생리)하기 전 일주일은 진짜 미칠 것 같아. 모든 게 다 짜증나고 갑자기 화가 폭발하고 그랬다가 갑자기 우울해져.

그러다가 (생리)하는 일주일은 또 텐션이 너무 높아. 나는 오히려 (생리)하는 중이 훨씬 쾌적해.

그리고 저번주에 화낸 사람들한테 너무 미안해. 그러다가 또 끝난 뒤에 일주일은 (생리)하기 전 주랑 같아."

전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저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냥 자기 기분 나쁘니까 화내놓고 나중에 미안해 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노 조절을 해줄 사람이 없는 분노조절장애 같은 행동장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나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찌되었든 이 책을 읽으면 꽤 많은 사람의 분류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고 또 그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안경을 줍니다.

저는 이 책이 [정리하는 뇌] 보다 약 150페이지 가량 분량은 적었음에도 적을 것들이 많았습니다.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인간과 뇌, 의식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높아질 겁니다.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인간의 소비심리를 지배하는 뇌과학의 비밀, 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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