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청이 이 책을 추천하면서 동영상에 띄워줄 때 저는 이 책이 이렇게 두꺼운 책인줄 전혀 몰랐습니다 ㅋㅋ.. 주석과 부록을 제외하고 이 책은 550 페이지입니다. 다시 말하는데 제외하고 입니다.
그리고 왜인지는 몰라도 이 책은 시간당 30~40페이지 이상 읽히지가 않았습니다. 책 내용 자체가 뇌과학과 진화심리학에 기반해 그럴 수도 있고 용어가 낯설기도 합니다.
저는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초집중모드로 읽었다가 화장실 가려고 시간을 봤을 때 60페이지 정도를 읽었고 딱 두시간 지났었습니다.
먼저 이 책의 내용은 간단하게 말해서 '정리하는 법' 입니다. 무엇을 정리하느냐? 내가 사는 세상을 정리하는 방법입니다. 책 안에 이런 단어는 없지만 책의 목차를 보면 1부 빼고는 전부 정리하는 법입니다.
그리고 아마 남이 사는 세상까지 정리할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없을테니 내가 사는 세상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또 이 책을 보고 자신의 주변 사람의 삶을 정리해준다면 그건 내 세상을 정리하는 겁니다. 어차피 내가 만날 사람이고 그 사람의 삶이 정리되서 더 좋은 삶을 살게 된다면 나에게도 효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왜 '정리'시키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합니다.
1. 인간의 뇌는 선택(의사결정)을 한다.
2. 각 개인의 뇌는 하루에 결정하는 횟수가 있다.
3. 뇌의 할당량을 사용하면 합리적 선택을 하기 어렵다.
4. 자체적으로 선택하는 상황을 없애는 정리가 필요하다.
이게 제가 정리한 이 책의 당위성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책에서는 정리를 권유합니다.
인간은 멀티태스킹이 안되도록 설계되어있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차를 타고 회사를 출근 할 때, 일반적으로는 노래를 듣거나 라디오를 들으며 운전을 하고 아침으로 먹으려고 들고온 쿠키와 음료수를 먹으며 핸드폰으로 전화하거나 차가 서있을 땐 문자까지 주고 받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걸 '한 번에 한다' 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하나씩 하다가 주의필터에 의해서 다른 것을 인지하고 빠르게 이런 저런 행동으로 넘어간다고 설명합니다.
문제는 한꺼번에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 '행동 전환'은 뇌의 사용량을 계속해서 갉아먹고 다른 행동에서 모든 선택이 뇌의 사용을 요구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유튜브를 보는 상황이라고 칩시다.
유튜브를 들어가면 평상시 제가 사용했던 알고리즘에 의해서 저에게 관심이 있을만한 영상들이 나옵니다.
수 천만가지의 영상들이 올라와있고 스크롤을 내려도 내려도 끝이 없이 계속 나옵니다.
우리는 어느정도 시간을 소비해서 유튜브 첫 화면부터 스크롤을 내리면서 A라는 영상을 볼지 안볼지, B라는 영상을 볼지 안볼지, C라는 영상을 켜고 어디까지 볼지, 댓글 창을 볼지, 좋아요나 싫어요를 누를지, 구독을 누를지, 공유를 할지 말지, 누구에게 공유할지까지 수십가지의 선택을 하게됩니다.
이게 책사꾼 영상, '아침에 카톡 보지마세요' 의 이유입니다.
www.youtube.com/watch?v=Q-DHIeHDdXs
그래서 뇌가 일을 덜 하도록 정리해야 합니다. 그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서랍에 맞는 라벨을 붙힌다.
이건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어떤 책이 어디있는지 표시한 것처럼 집안의 모든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찾는 시간을 줄이고 기억부담을 줄이기 위한 겁니다.
예를 들어 망치가 필요하다고 하면, 집안의 어느 서랍에 넣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면 있을 만한 곳부터 '이게 여기 왜 있지?' 라는 생각이 들만한 위치까지 찾아보게 됩니다. 그 시간과 찾으면서 소비하는 뇌 용량을 줄이는 겁니다.
2. 물건을 제자리에 둔다.
귀가 닳도록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도 위와 마찬가지로 차키라던지 이어폰, 휴대폰 같이 놔두는 위치가 바뀔 수 있는 물건들을 제자리에 놔두는 겁니다. 그러면 내가 차키를 어디에 두었는지, 휴대폰은 어디 있는지 찾지 않아도 됩니다.
3.컴퓨터 파일 정리를 한다.
갑자기 컴퓨터 파일 정리? 라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현시대는 컴퓨터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입니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정리도 포함됩니다.
보통 파일들은 중구난방으로 컴퓨터에 퍼져있습니다. 다만 내가 컴퓨터 파일명을 외우고 있다면 뭐가 어디에 있는지 찾지 않아도 되지만 그러면 또 기억력에 부담이 됩니다. 굳이 파일 위치를 기억할 이유가 없습니다.
가능하면 자주 쓰는 문서나 파일을 한곳에 모아 분야별로 나눠서 넣고 나눈 파일, 문서가 20개를 넘으면 다시 분류해서 20개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훨씬 많은 것들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실험과 증거를 대면서 설명하니 책의 내용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저 읽고 싶지않은 글과 난해한 단어들이 많을 뿐입니다. 내전두엽측전피질(?) 같은 단어들 말이예요.책을 읽긴 했는데 이 단어가 어디를 말하는건지.. ㅎㅎ책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생각할 것이나 적어둘 것들이 많았습니다. 지금 저같은 경우는 여러모로 머리를 쓰는데 조금씩 정리를 하게 되는 중입니다.
쓸데없이 신경이 쓰이는 것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정리해서 굳이 제가 생각하지 않아도 물건을 찾거나 메모만 봐도 알 수 있도록 뇌의 사용량을 아끼는 중입니다.
굳이 머리로 생각해야하는 것을 외부에서 바로바로 알게 하는 것이 기억을 아웃소싱 하는 겁니다.
해보면 생활하는 중에 선택이 줄어들고 머리가 가벼워지는 경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또 이 책의 초반부에서는 집중모드 (중앙관리자 모드)와 몽상모드를 설명합니다.
집중모드는 말 그대로 우리가 평상시 일을 하거나 자신의 작업을 하거나 게임, 공부, 연구, 취미 생활 등 시간과 공을 들여 집중하는 그 상태를 말하는 겁니다.
몽상 모드는 불멍을 때리거나 나른한 오후 기차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시간, 해변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백일몽'이라고 칭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이 상황은 뇌가 아무것도 집중하지 않고 주의 필터에 들어오지 않아 깨어있는 상태로 뇌가 쉬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보통 이 시간에 창의력이 발휘된다고 합니다.
저 또한 그 말에 동감하는게 황농문 교수가 지은 '몰입'에서도 비슷한 말을 합니다.
'아주 편안한 시간에 의자에 앉아 생각할 것을 떠올린다. 그러는 도중에 어느 순간 뇌에서는 평상시에는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백일몽'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지만 생각을 하려고 앉아있는 상태가 다른 이들이 보기엔 그저 낮잠을 자는 사람같다고 합니다.
"나는 분명히 깨어있다고 생각하지만 딸은 코까지 골면서 잔다고 놀렸다" 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집중(몰입) 할 수 있는 하루 에너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총 에너지는 그 날마다 다릅니다.
수면 시간과 질, 음주, 컨디션, 질병, 날씨에 영향을 받는 사람도 있으니 뇌 에너지는 개인차가 매우 큽니다.
그리고 이건 의사결정(선택), 행동전환, 생각(기억하기)과 더불어 집중 상태에서도 소모됩니다.
제가 아무리 축구를 하고 싶고 잘해도 밤을 샌 뒤 24시간을 굶은 상태라면 힘이 없고 피곤해서 제대로 축구를 하지 못할 겁니다. 그건 메시나 호날두 같은 천재들이 와도 똑같겠지요.
저 또한 오늘 '정리하는 뇌'를 마무리하려고 250p부터 하루종일 붙잡고 있었으나 제 독해력이 딸리는 건지 뇌의 에너지가 부족한 것인지 60페이지 정도를 남기고 책만 보면 눈이 감겨서 읽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처럼 집중과 선택은 뇌의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하지만 몽상 모드는 조금 다릅니다.
몽상 모드는 망상이 아니라 뇌가 쉬는 시간입니다. 이는 10분 정도의 낮잠 시간이기도 하고 편안한 곳에서의 멍때리는 시간입니다. 그러면 뇌에서 경험한 걸 아이디어로 방출합니다.
저도 어제 잠들기 전 일기를 적다가 갑자기 '소설의 주제'가 번뜩하고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몇명에게 주제를 말하니 '진짜 참신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떤 일의 구상은 이 모드를 활용해야 합니다. 저자는 뇌가 알아서 각 모드들로 전환한다고 하지만 100%는 아니더라도 70% 정도는 환경이나 의식으로 모드 변경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몽상 모드를 만드는 환경은 먼저 편안해야 합니다. 몸이 쉬듯이 뇌도 쉴 때는 편안한 마음과 편안한 정신, 그리고 편안한 장소에 있어야 합니다. 다 내려놓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갖는 겁니다.
그런 상태에서 뇌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던져줍니다. 그럼 백일몽(몽상)에서 나와 재빠르게 메모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책을 읽자마자 우연찮게 몽상 모드를 경험해서 무슨 느낌인지 알았지만 다른 분들은 어떨지..
'정리하는 뇌'의 최종장은 후대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결국은 우리가 사는 세대에 만들어진 이 인터넷으로 엄청난 양의 정보가 유입되고, 또 정보를 선택하고, 또 선택한 정보를 검증까지 해야하는 '그림자 노동'이 필요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이는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요즘들어 생긴 이념갈등, 세대갈등, 남녀갈등 같은 문제들은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생각에서 나옵니다. 글을 싸지르기만 할뿐, 증명이나 검증은 없습니다.
그들은 객관적으로 본 자기 모습을 보지 못합니다. 때문에 그렇게 행동을 하면서도 그게 옳다고 합니다.
책의 527P 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종교적 광신도도 우리 과학자들 못지않게 '압니다.'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아느냐' 이겠죠. 내가 과학에서 믿는 내용들은 그것이 사람들이 내게 말해준 내용들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알고, 또 신뢰하는 사람들요. 내가 다른 것을 좋아하고 신뢰했다면 나는 다른 것을 믿고, 또 '알았을' 겁니다.
'앎Knowing'이란 다른 믿음의 대안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카너먼의 말처럼 어떻게 아느냐가 문제인 겁니다.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은 최신 정보라면 누구에게든지 뿌려지도록 만들어져있습니다. 다만 이 것이 '검증된 사실인지, 출처가 어디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혹여나 그 정보가 가짜일 경우, 그 정보를 '믿는' 사람은 거짓조차 자기의 우상이 되어버려 사실관계를 무시하고 현실을 부정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정보를 검증하는 방법을 서술하였고 후대와 어린 아이들에게 정보를 검증하는 방법보다 정보가 옳은지 추정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권장합니다. 그 검증 방법과 추정 능력을 기르는 방법을 적어보겠습니다.
+먼저 알아야 할 것 : 상관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니다.
- 보통 'A 지역 사람들은 ~~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라는 글이 올라오면 그 글을 반박하거나 공감하되 아주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특징은 그 지역사람의 원인이나 결과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대구사투리가 세다고해서 대구 전부 성격이 센 건 아닙니다. 미국 사람이라고 해서 무조건 백인도 아닙니다.
이 같은 전제는 분명히 지역자체나 그 지역 사람들의 성향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결과나 원인이 특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착각합니다.
정보를 검증하는 첫 번째 방법으로는 '정보의 경계 수치'를 정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을 가서 과자를 2개 샀다고 생각합시다. 그런데 직원이 "125,000원 입니다." 라고 한다면 이상하겠죠? 그 반대의 경우도, 과자 2개에 "20원 입니다" 라고 하면 당연히 이상할 겁니다.
한 마디로 '내가 얻고자 하는 정보의 정상적인 범위'를 적당히 생각해놓으라는 겁니다.
두 번째 방법은 '어림잡아 생각하기'입니다.
구글의 면접 질문 하나는 알고 있을 겁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총 무게는?" 같은 질문.
사실 이런건 정확한 답이 있지만 추정만 가능 할 뿐 현실적으로 직접 재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정확한 답이 없다는 겁니다. 그럼 여기서 우리는 네가지 반응을 할 수 있습니다.
1. 포기하기 - 나는 몰라요.
2. 정답찾기 - 정답을 알만한 곳에 물어본다.
3. 더 많은 정보 확인 -
건물의 총 무게라는 것은 공기 무게를 빼고인가요? 사람이나 붙박이나 가구 같은 것들은요?
(사실 별 의미 없이 결국 1번이나 2번으로 가게된다.)
4. 추론하기 -
1)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몇층인지 정확하겐 모르겠지만 한 100층쯤 되겠지?
2) 빌딩이 아무리 넓어도 한 구획을 다 쓰지는 않을거야. 반 정도 쓸까? 한 구획은 160 m2 라고 알고 있다. 그럼 빌딩은 80m2 정도겠군.
3) 한 층의 크기는 3.5m 쯤 될거고 빌딩의 길이는 350m 쯤 될것이다.
4) 빌딩의 무게를 구하기 전에 편의를 위해 빌딩형태가 정사각형이라고 친다면...
이런 식으로 5) 6) 7) 을 만들어 계속해서 계산하고 추론하며 정답에 근접해가는 겁니다. 어쨋든 책에서 나온 관계자의 추론값은 35만톤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게 정답인지는 전혀 관계없습니다. 정답에 가까워지는 방법과 사고방식을 배워야합니다.
실제로 이런 방법을 이용해서 생각하면 처음엔 더디고 어디서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몰라도 점점 살이 붙고 여러가지 방법이 떠오르게 됩니다.
이건 정답이 없는 정보를 검증하기 위해서 그나마 정답에 가까운 답을 내기 위한 방법입니다. 물론 저렇게 대충 아는 것만으로 검증이 되지는 않지만 우리는 정보가 너무 많으니 정보의 검증을 위한 정보가 또 있습니다.
마무리하기 전에,
이렇게 귀찮은 정보를 굳이 검증해야하냐고, 굳이 알아야 하느냐고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저는 알려고 할 겁니다.
왜냐면 제대로 아는 것은 곧 힘이기 때문이지요. 저에게 있는 지식을 직접 팔 수 있는 시대이자 저에게 있는 능력을 팔 수 있는 시대가 왔습니다. 제가 이 귀찮은 정보로 인해 돈이되고 저에게 힘이 된다면 좀 귀찮을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또 대부분의 부자들은 웬만한 사람들의 정보보다 훨씬 더 많고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받습니다. 물론 자신이 찾아내거나 알아보는 정보도 많습니다. 언제까지 남들이 알려주는 정보로 삶을 맞춰가겠습니까? 그건 자기 선택에 달린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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